저는 이곳에 와서 장례식은 한 번 참석해 보았으나
결혼식은 아직 초대받은 적이 없어 경험 해 보지 못했어요.
장례식 문화는...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평화' 롭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식 중에 울다가, 웃다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구요.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분의 생전 동영상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주룩 쏟아졌는데...
그 후 형과 조카가 앞에 나와 그 분에게 쓴 편지를 읽을 땐
또 웃음이 빵빵 터지더라구요. (<- 이 부분은 주어가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입니다만(^^;;))
장례식 마지막 부분에선 그 분이 좋아했던 곡 하나를 다같이 듣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이 땐 또 눈물이 핑그르르.
그리고 고인이 자주 들었을 음악을 듣다 보니
아주 작디 작으나마, 그 분의 삶의 한 조각을 맞닦뜨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식이 끝나고, 드디어 고인의 어머니를 뵈었습니다.
이 분과의 친분으로 저는 장례식을 찾았던 거구요.
한국식으로 조의금을 준비해 갔는데
도저히 드릴 수 있는 타이밍을 못찾았습니다.
표현도 하나 주구장창 외웠었는데
막상 그 분을 보니 그런 어설픈 한 문장 표현 따윈
나의 위로하고픈 마음을 더 훼손하는 기분이 들어
아-무말 없이 오랫동안 허/그/ 해드렸습니다.
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때
가족들이 풍선을 하나씩 나눠 줍니다.
나중에 하나, 둘, 셋 하면 다 함께 그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요.
제 풍선은 정말 죄송하게도 나무에 걸리고 말았어요.
정말 어리버리 보키씨 답습니다.
또 그 후엔 다시 교회 안에 마련한 다과회장으로 들어가서
사람들과 평화롭게 티타임을 갖습니다.
간혹 우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어요.
맛있는 음식이 많았으나 이상하게 목에서 안넘어가더라구요.
지금 생각 해 보니 좀 아쉽네요~.
제가 지금 배고프걸랑요.
이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네요.
풋풋하고 싱그러운 신부와 들러리 사진을 놓고 말이예요.
문득 장례식이란 단어를 타자 해 놓고는
내 머릿 속 깊은 곳에서 그 때의 기억을 끄집어 냈나 봅니다.
사진 속의 저 교회.
안내문을 보니 매우 오래된 교회였는데
정겨운 느낌이 들어 좋아라 했던 장소입니다.
뉴질랜드에 와서 신부는 처음 본 것 같아 촬영 한건데
얼굴이 안나왔으니 프라이버시는 문제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