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을 타고 한국에서 뉴질랜드에 오던 중 찍은 사진입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아들만 둘이세요?" 라고 물었던 시절이지요.
고작 1년 전인데 제 눈엔 왜이리 아이들이 풋풋해 보일까요?(^^b)
1년 후, 새로운 학년이 시작하던 날 촬영한 것입니다.
풀샷이 아니라서 극명한 차이를 알 수 는 없지만
아이들의 키도 부쩍 컸고, 나올 곳도 좀 나오고...^^
이제 더 이상 톰보이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러고보니 얼굴에도 살이 많이 붙었네요.
요즘 지수 사진을 보면 유독 눈이 작게 보입니다. 무슨 의미겠어요 ㅋ.
1년 사이에 아이들은 부쩍 컸습니다.
워낙에 성장이 빠른 시기여서 그런건지
공기 좋은 곳에서 실컷 놀고, 실컷 자서 그런건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유학 생활을 지켜보며
숙제를 하듯이 가끔씩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그 취지에 맞게 잘 살고 있나?
후니님에게 등떠밀려 아무런 일도 아니라는 듯
후딱 짐싸서 날라온 유학길이긴 하지만.
워낙에 우리가 한국에서 벗어나 세계 속으로 나왔던 이유는
'영어실력 향상' 이 아닌 '다양한 경험과 그 속에서 갖게 될 오픈 마인드와 가치관'
을 키워주자는 취지를 분명히 합의하고 나왔었습니다.
영어 실력은 이 과정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해결될거라 믿었었구요.
후니님의 뒷바라지와 고생이 헛되게 하지 않으려고
가디언으로서 열심히 아이들에게 한국에서라면 미처 하지 못했을 여러 가지 경험들을
안겨준 것 같은데 혜수와 지수는 그러한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습니다.
후니님 없이 처음으로 떠났던 여행길.
그 때는 셋 다 벙어리여서 버스 예약부터 숙소 체크인까지
그 모든 것이 저희들에겐 도/전/이었던 여행이었습니다.
태권도가 유일한 운동인 줄 알았던 아이들이
새로운 운동을 취미로 삼게 되었구요.
아직도 베드민턴 치듯이 치는 테니스지만
학교 대표 선수로 활동도 하고있지요.
둘이서 수학도 공부하고, 영어도 공부하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둘이 상의 해 가면서 공부하는 예쁜 모습도
가-끔은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의사소통이 잘 안되서 "파든" 을 외쳐야만 했겠지만
외국 친구들을 사귀면서 한국과는 다른 스타일로 성장하는 이 나라의 또래들의 삶도 엿보았구요.
악기는 역시 이곳에서도 '본전 생각' 나게 하는 쌍둥이들이지만
일주일에 30분은 '음악' 도 접하며 살았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시기, 같은 곳으로 유학 온 친구들과
좋은 추억 함께 공유하며 아름답게 자라고 있습니다.
단지 그 동안 훌쩍 커버린 아이들 비교해 보려고 사진을 들추어 보았는데
우리 세 명, 아주 시간을 허비한 건 아닌 것도 같습니다.
사실 돌아갈 날이 되자 아이들 영어 실력 높여보겠다고
매일 매일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보키씨입니다.
주말에도 외출과 약속을 자제하고 집에만 박혀 있지요.
한국에 돌아가서 '유학 2년 한 티' 는 내야 하기에
영어 공부 하자는 잔소리를 매일 하는 엄마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그러면서도 저, 괴롭습니다.
저의 교육관과 위배되는 모순된 행동이기에.
그리고 혜수를 보면, 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싶을 때.
이것이 최선인가 싶기도 합니다.
순간 순간 헷갈리기도 하지만
하지만, 저!
마음을 단단히 먹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즐기며 공부를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지금은 옆에서 바라봐주며 지켜보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좋은 경험 지난 1년 동안 충분히 했다.
그리고 남은 세 번의 방학에 진하게 여행하며 경험하고
지금은 지치지 말고, 공부하자.(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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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잘못하고 있는 거 아니죠?
후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