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그곳,뉴질랜드
선생님 감사함니다!!
엄마라서 다행이야
2010. 3. 19. 05:36
뉴질랜드는 저에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 기회를 준 땅입니다.
언제나 후니님의 그늘막 밑에서 편안히 살던 제가
운전, 잔디 깍기, 자동차 관리, 장보기, 돈 관리, 전구 갈기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혼자서 처리하며 그 동안 잊고 있던, 공기같았던 남편의 고마움을 새록새록 느끼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워낙에 타고난 운동치라 잘하는 운동이라곤 '걷기' 밖에 없었는데
이 곳에 와서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한' 명목으로
최근들어 일주일에 1회 테니스도 배우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유럽으로 베낭 여행 떠나고 싶은 것이 꿈이었던 저는
지금 뉴질랜드 구석 구석을 베낭 메고 떠나고 있습니다.
단 혼자가 아닌, 케로로들을 달고 다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한국에서 떠날 때부터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 입니다.
그래서 배편으로 짐을 먼저 부칠 때 슬그머니 재정국어를 넣어놓기도 하였답니다.
그런데, 그 소망이 지난 4텀 때 이루어졌었습니다.
지수 친구 오빠에게 일주일에 2회 한국어를 가르쳐 주었어요.
물론 무료로 말입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꼭 무료는 아니었던 것이
그 친구도 저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어했고
그래서 지수 친구, 즉 자신의 여동생을 수업 때 데리고 왔었어요.
우리 아이들과 놀면서, 말하기 연습을 하라는 취지로 말입니다.
내가 한국말을 잘 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난 4텀, 블로그를 완전히 쉬면서까지
자료 찾기 등 수업 준비에 열중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아주 쉬운 영어회화책을 이용하여 수업을 하기도 했고,
영화 대사 중에서 실생활에 쓰일 만한 문장을 뽑은 자료를 찾아 그것으로 수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땅한 보케블러리가 없기에 제가 테마별로 단어장을 만들어 건네주기도 했었어요.
참 두 번은 한국 프로그램을 보면서 설명 해 주는 시간도 가졌네요.
그러다가 대화연습, 문법, 리스닝, 어휘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료를 마련하여
일주일에 하나의 테마씩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주면 우리의 한국어 수업은 끝이 납니다.
드디어 학생의 소망대로 그는 한국으로 떠나기 때문입니다.
저녁에 학생이 보낸 이메일을 확인하고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선생님. 감사함니다!!
하지만, 저 역시 학생에게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평생 처음으로 저를 '선생님' 이 되게 해준 고마운 학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