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시간

재미로 먹는 공갈빵~.

엄마라서 다행이야 2010. 3. 23. 02:00

오후 2시 45분.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올 시간입니다.
딱히 간식 준비를 하지 못한 저는 순간 고민스럽습니다.
장을 보지 않으면서 어떻게 간식을 준비할까? 생각하다 
오래 전부터 공갈빵을 먹고 싶다던 지수의 말이 번뜩 생각이나 시작하였습니다.

예전에도 한 번 시도했다가 부풀지 않아 실패로 끝났던 공갈빵.
오늘은 다른 레시피로 다시 도전합니다!!

먼저, 강력분을 꺼내서 반죽을 합니다.
어라. 이건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네요.
미심쩍지만 일단 그대로 밀고 나갑니다.

재료 : 강력분3컵. 설탕1S. 소금0.2S. 오일4S. 미지근한물1C
속재료 : 흑설탕8S. 시나몬2/3S. 참깨2/3S. 검은깨2/3S 

1. 볼에 체에 친 강력분을 담습니다.
2. 구멍을 파내서 설탕, 소금, 오일을 담고 잘 덮습니다.
3. 미지근한 물(전자렌지 30초)을 부어서, 알뜰주걱으로 잘 저어가며 한 덩어리로 만듭니다.
4. 잘 치댄 후 볼에 다시 담아 랩을 씌운 후 10분간 휴지를 시킵니다.

이 과정까지 하는 동안에도 이 레시피에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발효를 시키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 발효실 구경하실래요?


뉴질랜드는 겨울이 되면 집 안에 아주 냉기가 돕니다.
한국에서도 요즘은 잘 안입는 두꺼운 코트를 입고, 거기다가 수면양말까지 신고 다니니까요 ㅋ.
그러니 여름에는 그렇게 잘 되던 발효가 겨울에는 도통 안되더라구요.
스티로폼 박스가 필요했는데 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 때, 짜-잔하고 은희언니가 친한 친구에게 부탁하여
이 박스를 제게 구해다 줍니다.
고기 등을 해밀턴에서 배달시킬 때 사용한건데
뉴질랜드는 이 박스도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 $7 정도 들었다는 것 같아요.

굉장히 큰 박스여서 제 큰 볼이 들어가고도 남아
코렐 대접에 뜨거운 물을 담아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랩에는 숨을 쉴 수 있게 젓가락으로 구멍을 만들어 놓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대게 1시간이면 제가 원하는 크기로 부풀어 있곤 합니다^^
언니에게 발효빵 한 번 만들어 보답하려 했는데
역시 게으른 저,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언니, 잘 쓰고 있어요. 고마워요~^^*(제 블로그를 본다면 좋을텐데요 ㅎ) 

거실에 떡하니 스티로폼 박스를 두어서 인테리어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ㅎㅎ 뭐 우린 신경쓰지 않아요.
덕분에 맛있는 빵을 먹으니까요.
발효에서 매번 실패를 하고 있다면 한 번 마련해 보셔요.
자신만의 발효실을요^^


오븐이 작아서 한 번에 두 개씩만 구울 수 있었습니다.
반죽은 모두 8개.
그리고 두 번째 빵이 나왔을 때 하나는 부풀지 않아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왜 그럴까? 반죽시 이미 터져 버렸던걸까? 생각하고 있을 때,
지수가 포크 한 개를 저에게 부탁합니다.
해부를 하면 알 수 있을거라구요!!

해부를 해 본 지수, 외칩니다.
I got it.


사진 상, 하를 잘 보시면 차이점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잘 부푼 빵은 위의 껍질이 아래 껍질보다 얇습니다.
그러나 아래의 사진에서 실패한 빵을 보시면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더 두껍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수는 이 차이점이 빵의 부풀기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유추합니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지요?
어린이도 어른에게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교훈입니다!!

우리 셋이 인정한 것.
공갈빵은 맛있는 빵은 아니다.
그냥 재미로 먹는 빵이다. 
오히려 조금 식으니까 더 바삭바삭한 느낌이 들더군요.
저는 깨를 좋아해서 고소한 깨맛을 즐기며 먹었다는!!
다음번엔 이스트와 버터를 넣어서 다시 도전 해 보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