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그곳,뉴질랜드

뉴질랜드에서의 해돋이

엄마라서 다행이야 2009. 1. 1. 09:57

세계에서 해를 제일 먼저 볼 수 있다는 뉴질랜드에 온 이상 해돋이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록 한국에선, 1월 1일 해돋이를 보러 가시는 부모님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쿨쿨 잠만 잤어도 말이죠.

타우랑가에는 뉴질랜드인이 사랑하는 휴양지, 마운트 망가누이가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마운트 망가누이에는 조그마한 산이 하나 있는데,

이 산의 정상에서 보는 VIEW가 아주 절경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해돋이를 보려면, 당연 산 정상에서 보는 것이 맞겠죠?

그런데 문제는 야간 운전과 야간 산행이 자신없는 겁니다.

제가 원래 시력도 나쁘지만, 밤눈이 좀 어둡습니다. 도로 흰선이 잘 구분이 안갈 정도죠.

믿음이 강하면, 길이 열린다고 했나요?

밤 11시에 하는 송년예배가 끝나면, 팥죽을 먹고 좀 놀다가

마운트 망가누이에 가는 일행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먼저 저희 세 명을 교회와 마운트 망가누이까지 태워주시겠다는 분을 만나게 되죠^^

정말로 그 가족 덕분에, 우리 세 명은 잊을 수없는 해돋이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 분, 완-전 베스트 드라이버입니다. 길눈도 밝으시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새벽 4시에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산을 오르는 방법으로는 30분 거리의 급경사 코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된다는 완만한 산책 코스가있는데 우리는 30분 코스로 갔습니다. 정상에 오르고 드디어 붉은 빛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이 때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혹시 해를 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게 됩니다.



비가 그치고, 조금씩 붉은 기운이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름으로 가려진 형상입니다.



우리는 준비해 간 커피를 마시며 해가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이때 룰루랄라후니님에게 전화가 옵니다.
가장 비싸다는 보다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반가우면서도 덜덜 떨립니다.
(한국 휴대폰에서 보다폰간의 요금은 잘 모르지만,
뉴질랜드 보다폰간 전화요금은 1분당 640원 꼴입니다.)

저희가 올라갈 때만 해도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뉴질랜드인은 해돋이에 관심이 별로 없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볼 정도로.
여행객인지, 키위인지는 모르겠으나 . 외국인도 있습니다. 옆자리에 있던 젊은이들입니다.


비에 맞아 홀딱 젖은 모녀입니다.
혜수가 많이 추워합니다.

지수는 어디에 있냐고요?
바로 여깁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한차례 수영까지 마치고
또 밤을 꼬박 세웠으니, 우리 아이들에게는 강행군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동행한 혜지와 지은이는 쌩쌩합니다.
지은이는 한국에서도 학원과 학교 숙제를 하다보면 12시-1시에 잤다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밤에도 아주 강하더군요!!


날이 밝자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산 정상에는 대부분 한국사람입니다.
이 사진만 보면, 이곳이 뉴질랜드인지 한국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입니다.


어느 순간, 구름마저 붉게 물들더니
해가 동그랗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점점 아이들은 지쳐 갑니다.
특히 혜수가 빨리 내려가자고 독촉을!
얼굴을 보니 쓰러지기 직전이네요.
아쉽지만, 우리는 발길을 재촉합니다.
내려가려는 찰나, 이 장면이 제 발길을 붙잡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방 찍고, 날라가듯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