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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그곳,뉴질랜드

지수가 멋져 보일 때


저는 수리탐구 영역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아니,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는 편이 ㅋ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 아이들에게 수학도 가르쳐 줄 수 가 없답니다.

늘 수학은 아빠 담당이었고, 그 나머지 과목의 질문 사항은 제가 접수했지요.

참. 과학에 대한 질문은 네이버를 찾아봐, 이긴 했습니다만.

네이버가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요? ㅎ

이런 제가 '조립해야 하는 장난감' 을 좋아할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니죠~.

하지만, 우리 지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와는 다른 성향을 보이더군요.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부터 '에그몽' 이라 불리는 계란 모양의 초콜릿 안에 들어있는 장난감을

그 어린 것이 뚝딱 뚝딱 만들어 대더니
 
마트에 가면 군함이니, 비행기니 하는 조립형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더군요.

물론 비싼 관계로 제대로 사준 기억이 한 번도 나지 않습니다.

후니님. 제가 한 번은 사줬을까요?^^;

(아! 지금 생각 해 보니 좀 후회가 되네요. 한 두 번은 사줬어야 하는건데...미안하다. 지수야^^)

음... 그래서 지금 딱히 사례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좀 복잡한 것들은 다 은근슬쩍 지수 몫으로 미루고 마는 엄마, 보키씨가 되겠습니다.

금요일 오전, 우리의 거실 상황입니다.


이 곳 생활 10개월이 다 되가니 책꽂이가 더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웨어하우스에서 세일에 들어가서 구입해 오긴 했는데

딱히 조립할 의욕이 생기진 않더군요.

그 때 슬금슬금 다가오는 지수에게 지휘권을 위임하고 저는 '어시스트' 했습니다.

반대편에서 꽉 잡아주면 편하다고 해서요 ㅋㅋ.

처음엔 지수도 판을 거꾸로 두고 조립하다 문득 그 사실을 깨닫고

그 '유레카' 과정을 제게 신나서 설명해 줍니다.

지난 텀 자신이 학교의 목공 시간에 만든 필통을 예로 들면서 말이죠.


책꽂이 뒤 편은 홈이 있어서 벽에 닿는 부분은 얇은 판자를 끼워야 합니다.

그래서 홈이 있는 부분을 뒤 편으로 두고 나사를 끼워야 한다구요.

자신이 만든 필통에서 뚜껑을 닿는 원리와 같다는 것이죠.

뉴질랜드 인터 학과목 중 '목공' 을 이수한 우리 지수를 보고,

정말 실용적인 과목이구나,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또한 혜수, 지수 둘 다 학교에서 재봉틀 사용 방법을 배우고 가방 만들기를 했는데요

이제 재봉틀은 다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합니다.

혜수는 한국에 두고 온 재봉틀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큰이모가 선견지명으로 재봉틀을 선물한 건데 말이죠^^

그 놈의 짐 무게 때문에 ㅋㅋㅋ



작업 중간 우리 지수가 하는 말,

"엄마, 다음엔 다 만들어져 있는 가구를 구입하시죠?"

"지수야. 뉴질랜드 가구는 다 조립형이다. 심지어 침대도, 자전거도 조립해야 한다더라."